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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저택의 1층, 널따란 응접실에 도착했을 때 이미 상황은 막이 내려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.

 세찬 태풍이 할퀴고 지나가기라도 한 듯 천장과 벽에는 거친 상처가 가득했다. 바닥에는 부서진 집기며 가구들이 나뒹굴었다. 유리창은 폭발에라도 당한 듯 하나같이 바깥을 향해 터져나갔지만 정원에서 본 저택의 외관은 언제나와 다름없이 고요하고 말끔했으니, 치열한 전투의 기색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길버트가 만반의 준비를 해둔 것이 틀림없었다. 

 길버트와 올리버는 입구에서 가장 먼 쪽, 글로스터 내외의 초상화가 걸린 벽 아래에 있었다. 언뜻 시선이 스친 초상화 속의 두 사람은 벽 아래의 상황을 보기 위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듯도, 제이드가 선 쪽을 바라보고 있는 듯도 했다. 높은 천장만큼이나 높은 곳에 걸린 초상화를 보지 않으려 눈을 두 사람에게 꼿꼿이 고정한 채로 제이드는 걸음을 옮겼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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